2012년 1월 15일 일요일
오랜만에 맞이한 전형적인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조조, 맛있는 점심, 결혼식, 산책, 그리고 친구와 커피, 수다까지.
누워서 뒹굴거리기만 해도 하루가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는데,
이렇게 많은 일을 해도 하루가 너무 짧긴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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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대로 쉬면서 보냈지만 드는 생각은,
나 이대로 멈춰 있어도, 아니 정지해 있어도 좋은가에 대한 두려움.
누군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달리고 있을텐데.
나는 땀방울을 흘려야 할 때인데, 이렇게 한껏 느긋해도 좋은가?
불안하다. 무엇이든, 어디로든 달려가고 있는데.
What am I doing? and.. where am I heading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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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배운 한 마디 '잘못했어요'
친구와 cafe에서 장난을 치다가 물을 흘리고 컵을 깨뜨릴 뻔 했다.
그 때 친구의 한 마디.
잘못했다는데, 뭐라고 하겠는가.
나무랄수도 없고, 짜증낼 수도 없고..
중국어 두 마디가 떠오른다.
不好意思。 对不起。두 가지 뜻의 차이.
정말 아주아주 큰, 절대절명의 실수를 하지 않은 경우라면
무조건 不好意思라고 해야 한다고..
참 이기적일 수도 있지만,
나 뿐만 아니라 이 세상 사람들 모두가,
어떻게 하면 내가 덜 아프고 덜 손해 볼까에 대해서만 신경 쓰며 살고 있는 듯 하다.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라는 말은 어느 상황에서나 자주 썼는데,
내가 먼저 선뜻 잘못했어요 라는 말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살면서, 사회적으로, 나 스스로도 먼저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도록 다독여왔는지도.
모든 사람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건,
가장 중요한 것은 비단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것 보다도,
진심으로 나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인 듯하다.
(자주 쓰면 물론 안 되겠지만,)
서로의 마음을 덜 아프게 하는 한 마디 말.
서로의 갈등을 없게 만드는 이 말.
'잘못했어요'
자주 말고, 가끔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