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5일 금요일 저녁.
보고서를 만드는 입장에서 가장 오묘한 기분이 들 때가,
경영진용 Final 보고서의 Color 출력본을 한 무더기 쌓아놓고 있을 때이다..
한 달도 넘는 시간을 꼬박 보고서에 시달렸다.
실제 손과 입으로 작업한 건 2주정도 밖에 안 되지만,
보고서의 Frame과 contents에 대한 생각들은,
그 긴 기간 내내 나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생각들 속에서,
창작의 고통, 책임감에서 비롯된 짜증,
더러는 불명확한 목적의식에서 오는 무기력감까지.
이 혼란의 시간을 거치면서,
어찌 보면 놀라울만큼의 주변人의 무능력과
그 원천을 알 수 없이 솟아나는 의무감이 아니었으면,
결코 끝내지 못했으리라 싶다.
나는 일개 조직원으로서, 많지도 않은 같은 월급을 받으면서,
왜 모든 회사의 자원과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가?
비교도 안 되게 더 큰 책임과 권한, 그리고 업에 대한 통찰력까 지닌 누군가들도,
과연 이만큼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기는 한 걸까?
단순한 회사에 대한 애정과 형식적인 업무를 넘어선,
무언가 질겅대는 듯한 관계와 이 얽혀 있는 느낌... 이런 건 주인의식도 아니고,
무엇이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조금 거리를 두고 싶어서
이젠 나를 찾고 싶어서
애증의 회사를 떠나 새로운 곳을 찾았으나,
또다시 마음을 열고, 또다시 고민하고 있다.
이러다가, 어영부영 올 한 해도 훌쩍 지나버릴텐데,
괜시리 마음이 서늘해진다.
'Choco의 하루 > 감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비 내리는 오늘 (0) | 2013.04.23 |
---|---|
2013년의 1/3을 지나는 가운데 ... (0) | 2013.04.19 |
인생의 로또 (0) | 2013.01.08 |
하루하루 지나는 날짜 (0) | 2013.01.07 |
삶은 순식간이다 (0) | 2012.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