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3일.
오늘 출근 길… 북경 날씨가 유난히 좋더라구요.
분명히 눈에 익은 풍경인데..
내가 이런 눈부신 햇살을...
이렇게 뜨거운 대륙의 기운을 느껴 본 게 언제였지..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예전 기억이 떠올랐어요.
8년 전 대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중국어 배워보겠다며 여름 방학을 맞아 북경에 왔을 때가 이 맘 때였어요.
그 해 여름에는 꿈도 많고, 욕심도 많은 22살이었는데,
오늘 이 길을 걷고 있는 저는 어느 새 8년이 지나 서른 살이더라고요.
내 나이 서른쯤 되면 이루리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하나 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요즘인데,
예전에 그려 보던 모습들이, 이루고 싶었던 꿈들이…
하나 둘 다시 생각나는 오늘입니다..
'헛스윙 인생 홈런을 치다'라는 책인데요.
기대 없이 읽다가 눈물 흘릴만큼 감동 받은 책에서... 생각나는 글귀입니다.
"고헤이, 네 곁에는 이제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쭉 변함없이 이 아버지가 있다.
그런데도 만약 네 곁에서 내가 사라졌다고 여겨진다면, 그건 너의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인 거야.
분명히 존재했다는 실감에서 애매한 기억으로,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것에서 없어도 되는 것으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에서 하찮은 것으로.
시간이 흐르면서 네 시각이 달라진 게다.
숨 쉬고 살아가는 이상, 눈을 깜빡이며 사물을 보는 이상, 사람이 변하는 건 자연의 이치겠지.
변화는 결코 나쁜 게 아냐. 다만 변화로 인해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단다.
지금 네가 틀림없이 거기에 존재하는데도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그것을 다시 보았으면 좋겠구나."
다카하시는 텔레비전에서 "내 마음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싶지 않았어요" 라고 말했었다.
녀석의 인터뷰가 계속 귀를 맴돌았다.
"저는 우연히 음악을 택하게 되었지만, 꼭 음악이 아니어도 마찬가지겠죠.
인생의 만족도는 자신에 대해 얼마나 자부심을 느끼느냐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무명일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저는 제 자신에게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다카하시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 모습은 고작 만화책으로는 가려지지 않을 만큼 눈부셨다.
'자고 일어나면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요즘, 매일같이 잠자리에 들면서 이렇게 바라곤 한다.
나도 모르게 만화책의 잉크 냄새를 맡으며 어린 시절의 내 모습을 떠올렸다.
유치원에 다니는 나, 사가에서 아버지와 캐치볼을 하던 나,
자바로 이사를 와서 야구를 하던 나, 중학생과 고등학생 시절의 나......
그 모든 모습들이 정말 나였는지 의심스러웠다.
그리 오랜 세월이 지난 것도 아닌데 기억이 너무도 흐릿했다.
'언제부터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게 이렇게 힘들어진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느새 잠이 들었다.
세상이 변해주기를 기다리기보다 자기가 변하는 게 빠르기도 하고 자유롭고 편하지.
참, 예전에 읽은 책에 이런 말이 나오더군.
'공격은 언제나 자유롭지만 수비는 자유롭지 못하다.' 어떤가? 이해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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