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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의 보물창고/밑줄긋기

막다른 골목의 추억 - 요시모토 바나나 -





요시모토 바나나의 단편집.

안 그래도 밍숭맹숭한 소설인데,

단편소설이다 보니 더욱 밍숭맹숭하다.

빨리 읽힌다는 장점은 있으나, 

그만큼 더 가볍다.




+

나 하나쯤, 이 세상에 있어도 그리 큰 공간은 차지하지 않는다.

늘 그렇게 생각했다.

인간은 언제 사라져도 모두들 마침내는 그 부재에 익숙해진다.

그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없어진 풍경을,

그 안에서 살아가는 내 사랑하는 사람들을 상상하자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나는 한 5년 전부터 주로 소설을 써서 생계를 꾸리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사물이나 사건의 안쪽 깊은 곳까지 보려고 유념하고 있다.

사물이나 사건의 깊은 곳까지 들여다보려는 것과 

자기만을 해석을 가미하며 보는 것은 아주 다르다.

나름의 해석, 혐오감, 감상 등 많은 것들이 잇달아 끓어오르지만,

최대한 거기에 구애받지 않고서 점점 깊이 들어간다.

그러면 언젠가는 마지막 풍경에 도달한다.

무슨 수를 써도 움직이지 않는, 그 사건의 마지막 풍경이다.

거기까지 가면 공기도 고요해지고 모든 것이 투명해진다.

기분은 왠지 불안해진다.

그러나 감상은 의외로 떠오르지 않는다.





지금은 알 수 있다.

설정은 최악이었지만, 그때 나는 최고의 행복 속에 있었다는 것을.

그날의 그 시간을 상자에 담아 평생의 보물로 삼을 수 있을 정도로.

그때의 설정이나 상황과는 전혀 무관하게,

무자비할 정도로 무관하게, 행복은 불쑥 찾아온다.

어떤 상황에 있든, 누구와 있든.

다만 예측은 할 수 없다.

내가 생각하는 대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

다음 순간에 찾아올지도 모르고, 

줄곧 기다려도 소용없을지도 모른다.

마치 파도와 날씨의 변화처럼 아무도 그것은 알 수 없다.

기적은, 누구에게나 고루, 언제나 마련되어 있다.

나는 그 사실만을 몰랐던 것이다.




너무 심심하다. 글도, 내용도. (평점 6점)



막다른 골목의 추억

저자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12-08-1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아픔은 천천하고도 확실하게 사라져 간다!요시모토 바나나가 자신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