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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의 보물창고/밑줄긋기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어쩜 이렇게 글을 참 간결하고 명쾌하게 쓰는 걸까.

어쩌다 보니 소설가가 되어 있었다는 그의 말을 믿기 힘들 정도로,

아주아주 훌륭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어디에, 어떤 목적으로 쓴 글이건, 매력적이다. 





학교를 졸업한 후로는 거의 펜을 잡아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처음 글을 쓸 때는 시간과 노력이 상당히 많이 들었다

남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 남과는 다른 말로 이야기하라라는 

피츠제럴드의 문구만이 나의 유일한 버팀목이었지만, 그것이 그리 간단히 될 리는 없었다

마흔 살이 되면 조금은 나은 글을 쓸 수 있겠지, 라며 계속해서 썼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혹시 여기에 높고 단단한 벽이 있고

거기에 부딪혀서 깨지는 알이 있다면나는 늘 그 알의 편에 서겠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벽이 옳고 알이 그르더라도, 그래도 나는 알 편에 설 것입니다

옳고 그름은 다른 누군가가 결정할 일입니다

혹은 시간이나 역사가 결정할 일입니다

혹시라도 소설가가 어떤 이유에서든 벽 쪽에 서서 작품을 썼다면

과연 그 작가에게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요?



나이를 먹어서 좋을 일은 별로 없다고 생각하지만

젊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인다거나 몰랐던 것을 알게 되는 건 기쁜 일입니다.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서 전보다 전체상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혹은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디면서 지금까지 알아채지 못했던 디테일에 불현듯 눈뜨게 됩니다. 그게 나이를 먹어가는 기쁨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경험은 인생에서 하나를 얻은 것 같은 흐뭇함에 젖어 들게 합니다

물론 반대로 젊을 때만 이해할 수 있는 음악이나 문학도 있지만요.




물론 훌륭한 글들이 모여 있지만, 단편집이다 보니 Storytelling은 약할 수 밖에 (평점 8점)



무라카미 하루키 잡문집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비채 | 2011-11-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당신이 사랑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모든 것 30년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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