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에세이 '가까이'
이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처음 든 생각.
이걸 다 직접 써내려갔을까?
아닐꺼야.
대필작가가 있긴 했을 듯.
그녀가 이렇게 책도 잘 쓴다면, 불공평할 것 같다.
쉽게 술술 읽히는데다가 Storytelling도 나름 짜임새 있다.
어떻게 유기견 보호에 뛰어들게 되었는지
그녀는 요즘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다 이해가 되고 더욱이 공감까지 된다.
그리고 책 안의 사진들도 다 너무 예쁘다.
+
거기에서부터다.
마음이 움직이면 몸을 일으키게 되고,
두 발로 뛰게 되고, 더 멀리 보게 된다.
그렇게 나의 세상이 조금씩 넓어지고 있다.
내가 그랬듯이 누군가도 그렇지 않을까.
내가 우연히 잠에서 깨어났듯이
내 작은 이야기에 누군가의 마음도 깨어나지 않을까?
(이것이 그녀가 책을 쓴 이유라고 한다.)
왜 그럴까?
스스로에게 물으니 단순한 대답이 돌아온다.
좋아하니까, 사랑하니까.
미안해도, 내가 완벽하지 않아도 마음이 접어지지 않으니 놓을 수가 없다.
그러니 실수투성이에 후회하는 일이 생겨도 고치면서 갈 수밖에.
내가 원해서 들어선 길.
좀 더뎌도, 좀 헤매도, 앞으로 걸어 나가야지.
그때는 몰랐다.
오직 신만이 아는 일.
그게 끝이 아니라는 것,
사람 사는 게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
그리고 또 다른 길을 보게 될 줄은 그때는 정말 몰랐다.
효리 씨의 가장 큰 특징은
본인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줄 안다는 것예요.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해요.
예를 들어 누군가를 만났을 때 상대가 나한테 별로 호감을 가지지 않는다고 쳐요.
그럼 대개 상대가 사람 보는 눈이 없다고 생각하죠.
사실 내가 부족하거나 모자란 부분, 혹은 잘못한 부분들이 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에요.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있고요.
그에 반해 객관적으로 자신을 보는 사람들은 유체이탈을 하듯
자기 자신을 떨어트려 놓고 보기 때문에 쓸데없는 감정 낭비가 별로 없어요.
그래도 도망치지 않으리라.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너무 느려 그 움직임이 보이지 않더라고 멈추지 않으리라.
금빛 태양이 비출 그날까지.
손을 들고 목소리를 내면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돌아보게 될 것이다.
내 작은 소리에도 사람들이 귀 기울여주고 있음을 안다.
그리고 내 주위에는 나와 같이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그게 얼마나 큰 힘인지도 잘 알고 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그래서 용기 내어 손을 들고 이야기해 본다.
제가 요즘 진짜 좋거든요.
행복해지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아요.
같이 해요. 함께 행복해지자고요.
기대하지 않고 읽어서인가, 예뻐서인가, 추천할만한 책 (평점 8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