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co의 보물창고/밑줄긋기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darkchoco
2013. 10. 22. 08:16
퀴즈쇼였던가,
처음 접했던 김영하 작가의 작품이.
남자인 친구의 추천으로 보게 된 책이었는데 새로운 책이었다.
신비롭기도 하면서도 흔치 않는 설정.
그리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긴장감.
어쩌면 내가 그리 선호하지 않는 타입의 주인공과 이야기들이지만
그의 책은 한번 잡으면 꼭 끝까지 읽게 만드는 뭔가가 있다.
그럴 듯한 사실감이나 탄탄한 구성 덕분일 수도 있고.
여튼 뭐라고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매력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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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시를 배운 적이 없으세요?" 강사가 물었다.
"배워야 하는 겁니까?"
내가 반문하자, 그는
"아닙니다. 잘못 배우면 오히려 문장을 버립니다"라고 답했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아, 그렇군요. 다행입니다.
하긴 시 말고도 인생에는 남에게 배울 수 없는 것들이 몇 가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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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치매에 걸린 인간은 벽이 좁혀지는 감옥에 갇힌 죄수다.
그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숨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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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찾아와 만났다. 기자라고 했다.
그는 악을 이해하고 싶다고 했다.
그 진부함이 나를 웃겼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악을 왜 이해하려 하시오?"
"알아야 피할 수 있을 테니까요."
나는 말했다.
"알 수 있다면 그것은 악이 아니오.
그냥 기도나 하시오.
악이 당신을 비켜갈 수 있도록."
실망한 기색이 역력한 그에게 덧붙였다.
"무서운 건 악이 아니오. 시간이지. 아무도 그걸 이길 수가 없거든."
매력적이다. 쉽게 읽히다는 점,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 (평점 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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