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oco의 보물창고/밑줄긋기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무라카미 하루키-

darkchoco 2013. 9. 5. 07:58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시리즈

'하루키 라디오'의 총 3권 중 세 번째 권,

어찌 1권, 2권을 보지 못하고, 3권부터 보게 되었다.

2013년 6월 출간된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글쎄, 사상이나 문체는 참 맘에 들지만,

소설에서의 그 긴장감과 흡입력이 없어 아쉽다.

아주 쉽게, 쉽게 읽히는 책.






+

... 그래도 나 나름대로 뻔뻔하게 

전반적인 여성에 대해 오랜 세월 품어온 설이 한 가지 있다.

그것은 '여성은 화내고 싶은 건이 있어서 화내는 게 아니라,

화내고 싶을 때가 있어서 화낸다'라는 것이다.




옛날에 볼보가 미국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그 원인을 철저히 조사했더니

'컵홀더가 달려 있지 않아서'라는 이유뿐이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작은 편리가 의외로 큰 차이를 만드는 것이겠죠.




나이 먹는 것을 여러 가지를 잃어가는 과정으로 보는가,

혹은 여러 가지를 쌓아가는 과정으로 보는가에 따라 

인생의 퀄리티는 한참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뭔가 좀 건방진 소리 같지만.




'아무 것도 생각하지 마라. 그저 바람을 생각하라.'

트루먼 카포티의 단편소설 '마지막 문을 닫아라'의 마지막 한 줄,

옛말부터 왠지 이 문장에 몹시 끌렸다.

Think of nothing things, think of wind,

내 첫 소설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도 이 문장을 염두에 두고 붙인 제목이었다.

nothing things라는 어감이 정말 좋다.




나이를 먹어서 젊을 때보다 편해졌구나 하는 일이 찾아보면 의외로 많다.

예를 들어 '상처를 잘 입지 않게 된 것'도 그중 하나다.

누군가에게 뭔가 심한 말을 듣거나 뭔가 심한 일을 당해도,

젋을 때처럼 그게 가슴에 콕 박혀 밤잠을 설치는 일은 적어졌다.

'뭐, 할 수 없지'라고 체념하고는 낮부터 쿨쿨 자버린다.

...

그런 게 가능해지면 물론 마음은 편하지만,

생각해보면 그건 곧 우리의 감각이 둔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상처입지 않도록 두꺼운 갑옷을 입거나 피부를 탄탄하게 하면 통증은 줄지만,

그만큼 감수성은 날카로움을 잃어 젊을 때와 같은 

싱싱하고 신선한 눈으로 세계를 볼 수 없게 된다.

요컨대 우리는 그런 손실과 맞바꾸어 현실적 편의를 취하는 것이다.

뭐, 어느 정도 불가피한 일이긴 하지만.




간결하고 날카로운 문체, 다만 하루키의 작품이라 아쉬움이 남는 책 (평점 6점)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비채 | 2013-05-04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오하시 아유미의 일러스트와 함께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오리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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