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르센 루팡'
뮤지컬 아르센 루팡.
......
주변에서도 지루했다고 했던 사람도 있었고,
인터넷에 검색해봐도 너무너무 혹평들이 있어서 마음을 많이 비우고 갔다.
그런데 모두가 이야기했던 실망스러운 부분들을 느낄 수가 없었다.
150분이라는 공연 시간이 지루하지도 않았고,
배우들의 공연도 크게 아쉬운 부분 없었고, 대사 전달도 훌륭했다.
- 오히려, 레미제라블보다도 잘 들렸다. 대사 자체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던 탓도 있겠지만.
결말도 허무하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적당한 반전이 있어 흥미로웠다.
게다가 공연 후 이어진 인상적인 커튼콜까지...
아마도 막공에 가까워져 가면서 여러 모로 다듬어진 결과겠지.
사람들의 열화와 같은 VOC들이 차곡차곡 반영이 되어 계속 개선되어 온 것 같다.
5월 4일 오후 3시 공연.
출연진은 양준모, 배다해, 서범석, 안유진, 송원근 외...
- 가수 출신 뮤지컬 배우에 대한 비선호가 강해 피한다고 피한 캐스팅인데,
마지막에 넬리 역이 문진아에서 배다해 씨로 바뀌었다.... (오늘 공연에서 아쉬웠던 점 중의 한 가지)
1870년의 오스트리아와 1910년의 파리.
단편적일수밖에 없는 무대인데 영상과 무대장치, 의상을 통해 참 잘 표현했다.
화려한 연회의 장면과 조연의 의상과 군무, 떼창.. 가장 맘에 들었던 점이다.
음악과 노래들도 다 좋았는데, Live 음악이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긴 하다.
그리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연기는 양준모도 서범석도 아니라 가니마르 경감 역 김민수 배우다.
약간 외모적인 느낌으로는 성지루 씨를 연상하게 하는데,
그의 성량과 목소리의 울림, 그리고 감칠 맛나는 연기는 참 훌륭했다.
많지 않은 공연의 웃음 포인트도 다 가니마르 경감의 연기와 대사였다.
플래쉬를 사용할 수 없어 얼굴들이 다 하얗게 찍힌 커튼콜 장면.
1. 마리앙투아네트와 그녀의 어머니 마리아.
2. 역시 훌륭한 연기를 보인 제브르
3. 가니마르 경감 - 사진을 여러 장, 제일 많이 찍었으나, 역시나 얼굴이 안 나오긴 마찬가지
4. 레오나르도 역 서범석 - 내가 그의 전작들 때문에 너무 큰 카리스마를 기대했던가
물론 그 다운 훌륭한 연기와 대사를 선사했으나, 감동은 없었던...
5. 조세핀
- 개인적으로 매력적이라 생각하는 보이스.
고음에서 색깔없이 고운 소리 나는 보이스보다 훨씬 듣기 좋았다.
6. 주인공답게 마지막에 등장한 루팡, 양준모
- 연기는 참 훌륭했다.
그런데 까만 루팡 의상이 그와 왜 이렇게 안 어울리는 것 같지?
좀 더 날렵해 보이고, 좀 더 늘씬해 보이고, 카리스마 있게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모든 출연진 인사
작년 공연 초기부터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좋은 기회에 저렴한 가격으로 보게 되다니.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갈수록 공연이 많은 부분 개선되어 만족할만한 공연이었다.
오히려 정해진 레파토리의 기존 뮤지컬들 - 오페라의 유령, 레미제라블 등...의 매력과는 달리,
이어지는 대사와 노래, 스토리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고, 다시 찾아온다 해도, 또 볼 것 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