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0대의 사랑 이야기, '아주 사적인 시간'

주인공 고와 노리코.

중견 재벌의 아들인 고, 

서민이자 평범하지만 예쁜 노리코.

어쩐지 이 두 사람의 캐릭터가 낯익다 했다.

다나베 세이코의 다른 작품,

'딸기를 으깨며'의 전편 같은 책.

'딸기를 으깨며'는

이 두 사람이 이미 헤어진 후의 이야기로,

돌싱인 노리코의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다.

2년의 연애 생활, 3년의 결혼생활 끝에 

둘은 별거 후 이혼 상태이고,

돌싱의 라이프를 즐기며 시작하는데,

이 책 ' 아주 사적인 시간'에서는 

그 둘의 결혼 생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왜 그 둘은 결혼하게 되었으며,

어떠한 결혼생활을 하다가, 

왜 그 둘은 헤어지게 되는가,..

결혼과 이혼,

아직 나는 둘 다 해보지 않았지만,

그리고 이 책은 지극히 일본적인 연애와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어쩌면 이해도 되고 공감도 갈 법한 여자의 심리를 담고 있다.

사랑을 원하지만, 설렘을 항상 찾아 헤매는,

안정을 원하지만, 모험 없는 삶을 지루해 하는...

+

밑줄긋기

"결혼은 신앙하고 같은 거 아니겠어요?"

"하나둘 얏 하고 뛰어넘어서 단번에 신자가 되는 거죠.

뛰어넘지 못한 사람은 언제까지고 될 수 없죠.

하지만 신앙은 자유로운 거니까.......

신자가 될 수 없다고 탓하는 것은 잘못된 거겠죠."

"맞아요, 그래요. 

하지만 서양의 유명한 사람도 말했다시피 신앙은 관습에서 시작된다잖아요.

관례대로라는 말이 있지만, 하나둘 얏! 하고 탄력을 받지 않은 경우도 의외로 많습니다. 

내가 바로 그런 경우죠!"

언젠가, 옛날, 이런 일이 있었다.

비, 젖은 거리, 그리고 곁에 있는 좋아하는 남자.

뭐랄까 그것은 어찌할 바를 모르는, 망연자실한 감정이었다.

고와 함께일 때는 결코 그런 기억이 떠오른 적이 없는데.

...

옛날, 애타게 사랑했기에 너무너무 소유하고 싶었던 고로.

그래, 언젠가 내 개인전이 열렸던 날 밤, 고로와 함께 이 맨션으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나는 고로에게 고백하고 싶어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순진한 마음은 남아 있지 않다.

단 한번의 키스로 평생 마음에 가시가 박힌 듯 사는, 숫처녀 같은 충실감은.

남아 있는 건, 언젠가 이와 똑같은 일이 있었다고 막연히 느끼는 슬픔뿐.

혼자만의 식사.

혼자만의 목욕.

하지만 기분은 전혀 다르다.

그때는 정말 외톨이었기 때문에 몸에 사무쳤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가 있고, 고가 돌아올 때까지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식욕도 남자도 충분히 채워줄 것을 약속받은 생활인 것이다.

사실 그것은 더없이 행복한 조건임에 분명한데.

그렇다, 행복이란 단어를 잊고 있었다.

나는 남자와 식욕에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사치'라고 표현하지만,

'행복'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옛날 생활에는 그것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나는 옛날 생활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정해진 남자가 없는 생활이란 불모지 같은 거야!'

나는 고지식한 여자라서 정해진 한 남자와 사는 것이 좋았다.

나는 하라 코즈에의 얼굴에 나타난 것처럼 

여자 흡혈귀 같은 표정을 나도 갖게 되는 것은 싫었다.

나는 그 여자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면서, 

일종의 품격이 느껴져 멋지다고 생각하고 부러워하면서도, 

그 나이가 되었을 때 그런 얼굴이 되는 것은 싫었다.

어쩌면 '행복'이란 그런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중년의 부끄러움 많은 나이가 되어, 

조카나 아들 같은 남자에게 농락당하고 힘든 수업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사람은 그런 얼굴이 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자 흡혈귀처럼 젊은 정부의 잠든 얼굴을 내려다볼 때, 

그녀는 더할 수 없이 행복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사치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제목만큼 매력적이진 않은 이야기, 다만 책이 쉽고 재미있다. (평점 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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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시간

저자

다나베 세이코 지음

출판사

북스토리 | 2007-02-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서른 한 살, '사치에 눈을 뜬' 여자의 드라마틱한 비밀이 시작...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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