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시온.
나는 왜 이 작가의 이름이 그렇게 낯익었던가.
지난 번 '배를 엮다'라는 신간도,
작가 이름이 낯익어 골랐었는데.
역시나 이 책 역시도 미우라 시온의 책이라 선택했다.
그리고 읽고 난 느낌은 역시 비슷.
무언가 너무 일본스러운 구석은 공감할 수 없게 만들고
편하게 읽히나 주제의식이 좀 불분명하다.
이 책은 한 빌라에 사는 사람들 각자의 시각에서의 7인 7색의 사랑 이야기이다.
공통된 주제는 사랑이나,
그 사랑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느끼는지는,
일곱 사람 각각의 가치관과 성격, 연애관이 녹아 있다.
러브 액츄얼리가 무엇보다 재밌었던 이유는,
크리스마스와 연말이라는 독특한 타이밍을 보내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각자의 시각에서 다뤘다는 데 있다고 보는데,
이 책도 그 면에서는 참 신선하다.
짧게 구성된 7가지 이야기들 중에서, 공감가는 편도 있고,
공감도 되지 않고, 이해되 되지 않는 이야기도 있다.
+
밑줄긋기
"니지코 씨는 마유를 좋아해요?"
"우정이나 사랑이란 감정을 말한다면, 아뇨."
"보기에는 상당히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옷이나 가구, 자동차를 봤을 때 첫눈에 마음에 들었던 적 있죠?
그것과 같아요. 제 취향이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물건과 사람에 대한 취향을 동급으로 취급한단 말인가?
......
"요리를 먹으면 그걸 만든 사람이 거짓말을 하는지, 바람을 피우는지 알 수 있어요.
거짓말을 할 때는 모래 맛, 바람을 피우면 흙탕물 맛이 나요."
갑자기 아이러브유. 라는 일본 소설집이 떠오른다.
요시모토 바나나, 무라카미 하루키의 그 어떤 작품들보다 더욱 와 닿았던 소설집인데,
책의 디자인도 예쁘거니와 담겨있는 이야기들도 너무너무 소소하고 와 닿았다.
(다시 읽어 봐야지)
참 책 한 권 써 내려 가는게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와 닿았던 옮긴이의 말 중의 한 부분.
누구나 말 못할 사정이 있고 상처가 있다.
생판 모르는 남이 어떤 말 못할 사정이 있고 상처를 가졌다면,
이면을 들여다보기도 전에 비판을 하고 가벼운 안주거리로 삼기 십상이다.
연예인 가십이 흔한 예가 아닐까.
하지만 만일 당신이 그 사람의 사정을 속속들이 잘 아는 친구나 가족이라면?
혹은 그게 내 일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이 모든 게 달라진다.
그저 그런 연애 이야기라고 하기엔 식상하나 그나마 참신한 구석이 약간.
고구레빌라 연애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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