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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co의 보물창고/밑줄긋기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 '잠'


살짝 공포스럽기도 한 책 표지.

양장으로 만들어진 이 책은, 소장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깔끔한 디자인과 두터운 책장, 가득메운 시크한 그림들.


(후기에서 보면 알 수 있지만)

1989년 출간된 이 책을 2010년 독일의 출판원에서 재 출간한 책이다.

미술서적을 출판하던 출판원인지라 아주 멋있는 그림들이 추가되었고,

출간을 위해 예전의 작품의 문장들의 '버전 업' 했다고 한다.

- 장편에서는 좀처럼 하지 않는 버전 업

이 작품의 1989년 버전은 어땠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스타일을 안다면, 이 작품은 그의 '엑기스'라고 할 수 있다.

책장을 멈출 수 없는 긴장감과 탄탄한 스토리텔링.

섬세하고 참신한 내면의 심리 묘사와 마침 스케치해 나가는 듯한 묘사...

게다가 심오하고 난해하기까지한 주제의식 혹은 메세지.




<줄거리>

언젠가부터 이유없이 잠에 들 수 없는 주인공 (여자).

그녀는 왜 이런 일이 그녀에게 생겼는지,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한 채,

쵸코렛과 안나 카레니나 소설에 집중한다.







+ 밑줄 긋기


나는 이제 서른 살이 된다.

서른이 되면 아는 일이지만 서른이 되었다고 이 세계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나이를 먹는 것이 그다지 달가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나이를 먹어서 편해지는 일도 몇 가지는 있다.

그것은 생각하는 방식의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딱 한 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만일 서른이 된 여자가 자신의 육체를 마음에 들어 하고, 

그리고 그것을 마음에 든 상태로 유지하기를 원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나는 어머니에게서 그것을 배웠다. 

어머니는 예전에는 늘씬하고 아름다운 여성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세계가 아무런 변화도 없이 지금까지 굴러왔던 대로 굴러가고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세계는 그들이 알지 못하는 곳에서 변화하고 있었다. 

다시 돌이킬 수 없을 정도까지.







다시 말하지만, 책장이 보통 책장의 3~4배쯤은 되는데, 

그 두꺼운 페이지에 저렇게 탐스러운 그림들이 가득하다. 

짙은 청색(곤색)과 은박으로 구성된 그림이 참 세련된 느낌!






그리고 사실, 아래는 책의 맨 마지막 페이지. 

역시 친절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없이 책이 끝나 버린다 :)

다만, 뭔가 이 책을 관통하고 있는 느낌을 표현하고 있는 듯한 저 그림.






그래서 나의 평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흡입력과 알 수 없는 매력에 8점.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 | 2012-10-22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독일어판 일러스트레이션이 담긴 새로운 『잠』일러스트가 더해진 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